성범죄 피의자 조사에 변호인이 참여하면 할 수 있는 일
변호인이 조사실에 함께 들어간다고 해서 피의자를 대신해 모든 질문에 답하는 것은 아니다. 피의자가 자신의 기억에 따라 진술하는 동안 질문의 뜻을 확인하고, 부당한 신문방법에 이의를 제기하며, 조사가 끝난 뒤 의견을 밝히는 것이 참여의 핵심이다. 참여 여부만 확인하지 말고 어떤 쟁점을 언제 말할지 조사 전에 정리해야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조사 전에 사건 범위와 자료를 맞추는 일
출석요구서의 죄명만으로 구체적인 질문을 모두 알 수는 없다. 먼저 사건번호, 조사기관, 피의자 지위, 예상되는 사실관계의 시기와 장소를 확인한다. 고소장 열람·복사가 가능한지는 별도 절차로 확인하고, 확보하지 못했다면 수사관에게 혐의의 요지를 설명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변호인은 의뢰인이 작성한 시간표와 메시지, 일정표 같은 객관 자료를 함께 보면서 직접 기억한 사실과 나중에 알게 된 내용을 구별한다.
자료를 많이 가져가는 것보다 제출 목적을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일부 대화만 떼어 내면 앞뒤 맥락을 오해하게 만들 수 있고, 휴대전화 원본을 곧바로 내는 행위는 전자정보의 제출 범위 문제를 낳는다. 제출할 문서는 무엇을 증명하는지, 원본은 어디에 있는지, 상대방 개인정보를 가릴 필요가 있는지를 검토한다. 조사 날짜와 준비 순서는 경찰 조사 안내와 조사 날짜 변경 시 확인사항에서도 이어서 볼 수 있다.
신문 중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경우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신청이 있으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변호인을 피의자신문에 참여하게 하도록 정한다. 참여 변호인은 신문 뒤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신문 중에도 부당한 신문방법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질문마다 답변을 가르치거나 신문을 대신 진행할 권한은 아니다. 수사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밝히는 경우와 즉시 이의가 필요한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
예컨대 이미 답한 내용을 위협적인 방식으로 되풀이하거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제하거나, 휴식 없이 장시간 신문해 진술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상황은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다. 반면 질문이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답변 자체를 막는 것은 참여권의 취지와 다르다. 질문 속 전제가 틀렸다면 복합 질문을 나누는 방법에 따라 어느 부분이 다른지 피의자가 직접 설명하는 편이 분명하다.
진술거부권과 상담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
피의자는 전체 또는 개별 질문에 답하지 않을 수 있다. 변호인은 답변하지 않는 것이 곧 혐의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추측으로 빈칸을 채우면 이후 객관 자료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다. 법적 의미를 검토해야 하거나 기억을 확인할 자료가 필요한 질문이라면 잠시 상담할 시간을 요청한다. 실제로 상담이 허용되는 방식과 시점은 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무단으로 자리를 뜨기보다 요청 취지를 밝힌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는 사건마다 다르다. 이미 확인되는 사실까지 무조건 침묵하는 전략도, 모르는 내용을 모두 추정해 답하는 방식도 정답은 아니다. 질문별로 사실관계, 구성요건과의 관련성, 별건 수사 가능성을 살펴 결정한다. 특히 디지털 자료의 소유·사용자를 묻는 질문은 계정 명의와 실제 사용이 다를 수 있어 단정적인 답변을 피해야 한다.
조서 열람과 변호인 의견을 남기는 단계
조사가 끝나면 피의자신문조서를 읽고 실제 진술과 다른 부분을 고쳐 달라고 요청한다. 요약 과정에서 조건이나 시간 순서가 빠지면 같은 문장도 뜻이 달라질 수 있다. 수정 전 문구를 지운 흔적을 알아볼 수 있게 남기고 증감·변경 취지가 추가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형사소송법 제244조의 구조다. 변호인의 의견이 조서에 기재됐다면 참여 변호인에게도 열람시킨 뒤 서명 또는 기명날인을 받도록 한 제243조의2 제4항을 확인한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4에 따라 도착·조사 시작·종료 시각 등 수사과정도 기록된다. 휴식 요청, 상담 시점, 이의 제기와 답변 경과가 중요한 사건이라면 그 내용이 조서나 별도 서면에 남았는지 살핀다. 참여의 목표는 조사 분위기를 대신 통제하는 데 있지 않고, 피의자의 말이 왜곡되지 않도록 절차와 기록을 확인하는 데 있다.
자주 묻는 질문
변호인이 대신 답변해도 되나요?
원칙적으로 진술 주체는 피의자다. 변호인은 질문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청하고 법률적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기억해야 할 사실까지 대신 말하면 진술의 신뢰성을 해칠 수 있다.
조사 당일에 참여를 요청해도 되나요?
신청 자체는 가능하지만 일정과 접견 시간을 확보하려면 미리 조사기관에 알리는 편이 안전하다. 참여가 제한됐다면 정당한 사유가 무엇인지와 그 사실이 조서에 기재됐는지를 확인한다.
이 글은 2026년 8월 27일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현행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244조, 제244조의4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실제 대응은 혐의 내용과 조사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