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질 뒤 조서가 각각 다르게 남는 이유
대질은 서로 다른 진술을 같은 자리에서 확인하는 조사 방법이다. 두 사람이 함께 질문을 받았더라도 한 장의 공동 진술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은 각 진술자가 무엇을 말했고 상대방의 설명에 어떻게 답했는지 구분해 조서에 남긴다.
대질을 실시하는 목적
수사관은 사건의 핵심 장면에 관한 진술이 엇갈릴 때 시간, 장소, 대화와 행동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사과를 받아내는 자리가 아니라 모순의 원인과 각자의 인식 근거를 묻는 절차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접촉 전후의 표현, 이동 경위, 당시 인식 등이 쟁점이 될 수 있지만 대질 실시 자체가 어느 한쪽 진술이 거짓이라는 뜻은 아니다.
진술자별 기록이 필요한 이유
같은 질문을 들어도 답변 내용과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한 사람이 상대의 답변 중 일부에 동의해도 나머지 사실까지 모두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상대방의 설명을 들은 뒤 답변을 바꾸었는지, 변경 이유를 어떻게 설명했는지가 각각 기재돼야 한다. 동석한 상태에서 나온 말과 별도로 조사받으며 한 말을 혼동해서도 안 된다.
대면 전 확인할 안전조치
피해자에게 대질 참여를 강요할 수 있는지, 별도 공간이나 영상 방식이 가능한지는 사건의 성격과 보호 필요성을 고려해 수사기관이 판단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피해자 조사 과정의 보호와 신뢰관계인 동석 등 여러 제도를 두고 있다. 직접 대면이 심각한 불안이나 2차 피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면 그 사유와 원하는 방식을 담당자에게 미리 전달할 수 있다.
조서에서 따로 확인할 문장
조사가 끝나면 자신의 답변뿐 아니라 상대방 말에 대한 반응이 정확히 적혔는지 읽는다. 침묵한 것을 동의한 것으로 기록했는지, 조건부 답변에서 조건이 빠졌는지, 질문자의 요약이 실제 표현보다 단정적으로 바뀌었는지 살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에 따라 피의자는 조서를 열람하거나 낭독받고 증감·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정정할 부분은 서명이나 날인 전에 구체적으로 요청한다.
대질 뒤 진술 차이를 평가하는 기준
표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허위 진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억이 형성된 시점, 질문 방식, 사건 후 자료를 접한 경위와 객관적 기록과의 부합 여부를 함께 살핀다. 대법원도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의 일관성만 떼어 보지 않고 구체성, 경험칙, 다른 증거와의 관계를 종합한다. 사소한 주변 사실의 차이와 구성요건에 관한 핵심 모순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
조사 직후 남겨 둘 메모
조사 일시와 참석자, 주로 확인한 쟁점, 정정을 요청한 문장을 기억이 선명할 때 적는다. 조서 사본 교부 가능 여부는 담당자에게 확인하되 몰래 촬영하거나 반출해서는 안 된다. 대질 후 상대방에게 연락해 답변을 맞추거나 삭제를 요구하는 행동은 회유나 증거 훼손 의심을 낳을 수 있으므로 피한다.
결국 두 기록이 다른 것은 절차상 이상이 아니라 진술 주체와 답변을 구별하기 위한 결과다. 중요한 것은 문서가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말이 왜 달랐는지와 그 차이를 뒷받침하거나 반박하는 자료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일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형사소송법 제244조와 성폭력처벌법상 피해자 보호 규정, 진술 신빙성에 관한 대법원 주요판결이 이 검토의 법적 바탕이다. 대질 전 준비는 경찰 조사 안내에서 살펴볼 수 있다.